출근길의 주문

🔖 이것은 나 자신의 과거 경험이기도 하다. 분위기를 봐서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때 혀를 빼꼼 내밀거나 헤헤 웃어버리기. 일할 때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면 안 된다고 딱 잘라 말을 듣고는 노력해서 고쳤다. 이런 태도를 보이면 상대는 내가 일에 진지하지 않거나 심하게는 자격 미달이라고 판단한다. ( 💬 나 이거 진짜 고쳐야됨..)


🔖 여성은 주로 '듣는 사람'이기를 요구받는다. (...)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하면서 상대에게 내 이야기를 들리게 하는 경험 자체가 여성의 성장기에 존재하지 않는 영역인 경우가 많이 있다. 공적인 자리에서 듣는 사람을 염두에 두고 말하는 습관이 되지 않아, 사석에서 말하는 습관을 공석으로 그대로 끌고 들어와 버리는 모습을 볼 때가 적지 않다. 상대가 말을 끊을 때 "잠깐만요" 혹은 "제가 마저 이야기하겠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데 당신이 젊은 여성이고 상대가 노회한 남성이라면 그 말은 높은 확률로 "어휴, 무서워서 어디 말하겠나. 마저 해봐요" 같은 반응 혹은 짜증 섞인 분노를 되받게 된다. 그런 맞서는 경험을 쌓지 않으면, 내 말을 들어주는 사석에서만 신나게 말하는 사람이 된다. 처음부터 말 잘하는 사람은 없다.


🔖 여성과 남성을 불문하고 네트워킹에 능한 사람보다 여성끼리 이너서클에 속한 사람이 권한과 보수가 더 좋은 일자리를 찾는다는 결과였다. 여성들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는 정보가 있다.


🔖 우리는 능숙한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재능과 능숙함은 다르고, 후자는 무조건 꾸역꾸역의 나날이 필요하다. 버틴다고 뭐가 되지는 않지만, 그런 보장은 없지만, 재미없는 걸 참아내는 시간 없이는 재미가 오지 않는다.

프로가 된다는 것은, 꾸준히 단련하고 (최악의 상황에서조차) 일정한 아웃풋을 만들 수 있으며 자기 자신과 타인의 실력과 능력치를 가늠해 협업에 용이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일을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좋아한다고 느낄 때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와 일해서 좋다고 표현할 때다.


🔖 다른 여자를 우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이 든 여자들이 젊은 여자들의 분투를 보며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라며 고민을 스쳐가는 쉬운 것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한다. 젊은 여자들이 나이 든 여자들의 분투를 보며 "그러게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지 그랬어"라고 개인의 판단 착오로 모든 잘못을 돌리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언제나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지를 따라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최선이 주어진 적은 없어도,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선을 만들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여자들이 처한 구조적인 어려움을 보게 되었다. (...) 어렵고 힘든 얘기를 다 토로하지 않는다 해서, 불가피했던 삶의 깊은 굴곡을 다 노출하지 않는다 해서 남들이 쉬운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다. 옆자리 여자를, 윗자리와 아랫자리 여자를, 옆집 여자를, 당신을 위해 일하는 여자를, 모르는 여자를 좋아할 필요는 없지만 존중하자. 다른 여자의 경험으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여자만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 여성은 '시간'을 가족을 위해 할애하기를 더 요구받는다. 브리짓 슐트의 <타임 푸어>는 가정 내에서 여성들이 고질적으로 시달리는 시간 부족 문제를 몇 개의 챕터를 할애해 설명하는데, 8장 도입부에는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하이디 하트만의 문장을 인용한다. "페미니즘 때문에 달라진 건 '일을 더 많이 하게 된 것'밖에 없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여성은 일을 해야 하는데 남성은 가정을 돌보는 데 관심이 없어서 결국 여성은 일을 하기 위해 가정까지 착실히 돌봐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 슐트는 둘만 있었던 때는 집안일을 공정하게 나누는 편이었지만 아이들이 태어난 뒤부터 저울추가 기울기 시작했다고 회고한다.